테니스 경기를 고를 때 우리는 대개 선수 이름부터 확인한다. 좋아하는 선수가 출전하는지, 익숙한 이름끼리 맞붙는지에 따라 관람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대회장에는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선수들의 경기도 동시에 열린다. 이런 경기는 어떻게 봐야 재미있을까.


오는 10월 25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서 열리는 2026 유진투자증권 서울오픈 챌린저는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좋은 대회다. 올해는 정현과 권순우,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 올랐던 콜먼 웡 등 국내 팬에게 익숙한 선수들이 출전한다.

하지만 대진표에는 아직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의 이름이 훨씬 많다. 서울오픈을 찾는다면 아는 선수의 경기를 응원하는 것과 함께, 그동안 몰랐던 선수를 새로 알게 되는 경험도 해볼 수 있다.


서울오픈은 ATP 챌린저 125 등급 대회로, 우승자에게 ATP 랭킹 포인트 125점이 주어진다. 챌린저 투어는 ATP 투어 바로 아래 단계의 국제 대회다. 선수들은 이곳에서 포인트를 쌓아 랭킹을 올리고, 그 랭킹으로 ATP 투어 대회나 그랜드슬램 예선 출전권을 얻는다. 서울에서 몇 경기를 더 이기느냐가 다음 달, 다음 시즌에 어떤 대회에 나갈 수 있는지를 바꾸는 셈이다.


이 사실을 알고 경기를 보면 한 포인트, 한 게임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진다. 눈앞의 선수가 유명한지보다, 이 경기를 이기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 왔는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새로운 선수를 만나고 싶다면 대회 초반에 열리는 예선부터 챙겨보는 것도 방법이다. 예선은 본선 진출권을 놓고 다투는 경기라 한 번 지면 곧바로 대회를 떠나야 한다. 다양한 선수의 경기를 짧은 시간에 여러 코트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국 유망주에게 관심이 있다면 유소년 대회 '유진투자증권 넥스트젠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해 와일드카드를 받은 조민혁, 김태우의 경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금부터 지켜보면 이 선수들이 성장해 가는 과정을 처음부터 따라갈 수 있다.


처음 보는 선수의 경기라면 한 가지만 정해서 따라가 보자. 서브를 넣은 뒤 바로 공격으로 이어가는지, 긴 랠리를 버티며 상대 실수를 기다리는지, 상대의 두 번째 서브 때 베이스라인 안쪽으로 들어와 받는지를 보는 것이다. 모든 전술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서너 게임만 지켜봐도 그 선수가 자주 하는 선택 하나가 보이고, 그때부터 경기가 훨씬 읽기 쉬워진다.


직접 테니스를 치는 관중이라면 선수의 발을 보는 것도 추천한다. 공이 오기 전에 몇 걸음으로 자리를 잡는지, 공을 친 뒤 코트 어디로 돌아가는지를 보는 것이다. 공만 따라가던 시선을 잠시 발로 옮기면, TV 중계로는 잘 보이지 않던 장면이 보이기 시작한다.


실수 다음 장면도 지켜볼 만하다. 같은 샷을 놓친 뒤 다음에도 같은 방향으로 치는지, 아니면 리턴 위치나 공격 방향을 바꾸는지를 보는 것이다. 표정만으로 선수의 심리를 짐작하기보다 실제 플레이가 어떻게 바뀌는지에 집중하면, 경기 흐름이 어디서 바뀌었는지 더 잘 보인다.


이렇게 한두 경기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는 선수가 생긴다. 과감하게 네트로 달려드는 플레이가 좋을 수도 있고, 지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공을 받아내는 모습이 기억에 남을 수도 있다. 이름을 알고 경기를 찾아보던 순서가, 경기를 보고 나서 이름을 찾아보는 순서로 바뀌는 순간이다.


서울오픈 관람을 계획한다면 대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대진과 당일 경기 일정을 확인하고, 입장권은 예매처인 놀(NOL) 티켓에서 좌석별 가격을 확인하면 된다. 보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출전 명단과 함께 당일 코트 배정과 경기 순서까지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경기장을 찾기 어렵다면 ATP 챌린저 TV 생중계로도 모든 경기를 볼 수 있다.


관람을 마치고 기억에 남는 선수가 꼭 우승 후보일 필요는 없다. 인상 깊었던 플레이 하나와 선수 이름 하나만 메모해 두면 충분하다. 몇 달 뒤 다른 대회 대진표에서 그 이름을 다시 발견했을 때, 서울에서 본 그 경기가 그 선수를 응원하게 된 이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