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이(중국·21)가 상하이 마스터스에서 로렌초 무세티(이탈리아)를 꺾고 생애 처음으로 ATP 마스터스 1000 대회 3회전에 진출했다.


세계 277위로 와일드카드를 받아 본선에 출전한 저우이는 10월 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 25위이자 24번 시드인 무세티를 7-6(7), 3-6, 7-6(1)로 제압했다. 두 선수의 첫 맞대결은 마지막 타이브레이크까지 이어졌고, 저우이가 두 차례의 타이브레이크를 모두 가져갔다.


저우이는 1회전에서도 세계 86위 마티아 벨루치를 6-4, 3-6, 7-6(4)로 꺾었다. 연속으로 풀세트 접전을 통과하며 2024년 기록한 상하이 2회전을 넘어, 자신의 첫 마스터스 32강 진출을 이뤘다.


서브로 버티고, 타이브레이크에서 승부를 잡았다

승부의 첫 고비는 1세트 타이브레이크였다. 저우이는 3-6으로 몰렸지만 세 차례의 세트포인트를 모두 지웠다. 이후 9-7로 타이브레이크를 끝내며 먼저 한 세트를 확보했다. 타이브레이크 도중에는 세컨드 서브 뒤 네트로 전진하는 과감한 선택도 보여줬다.


무세티가 2세트를 가져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저우이는 마지막 타이브레이크에서 다시 공격적으로 나섰다. 초반부터 5-0으로 앞선 뒤 7-1로 마무리했다.


경기 기록은 이번 승리의 성격을 보여준다. 저우이는 에이스 14개를 기록했고, 자신이 맞은 브레이크포인트 5개 가운데 4개를 막았다. 반면 무세티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할 기회는 두 차례 모두 살리지 못했다. 결정적인 3세트에서도 두 선수는 서로의 서브 게임을 한 번도 빼앗지 못했다.


저우이는 서브로 접전을 유지하면서 타이브레이크에서 차이를 만들었다.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했다기보다, 팽팽한 승부의 중요한 구간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낸 셈이다.


공격적인 스타일이라는 첫인상은 이번 경기에서도 선명했다. 특히 중요한 점수에서도 과감한 플레이를 이어가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한국에서 봤던 저우이보다 노련해졌다는 인상을 받은 것도 이러한 승부처에서였다.


한 경기만으로 경기 운영 전반의 성장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첫 세트의 위기를 넘기고, 두 번째 세트를 잃은 뒤에도 최종 타이브레이크를 잡아낸 과정은 이번 승리를 평가할 구체적인 근거가 된다.


무세티의 복귀 상황도 함께 봐야 한다

무세티에게 상하이는 9월 3일 US오픈 경기 이후 36일 만의 복귀 무대였다. 그는 훈련 중 오른손 약지에 작은 골절을 입어 도쿄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상하이 복귀를 준비했다.


최고 세계 5위까지 올랐던 무세티의 이번 대회 랭킹은 25위였다. 경기 공백과 부상에서 돌아온 상황까지 고려하면, 이번 결과를 저우이의 성장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다만 부상이 실제 경기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무세티는 한 세트를 가져왔고, 마지막 세트에서도 자신의 서브 게임을 모두 지켰다. 저우이는 그런 상대와 끝까지 접전을 벌인 뒤 두 번째 타이브레이크를 가져갔다. 상대의 복귀 상황을 고려하면서도 저우이가 승부처에서 해낸 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서울오픈 챌린저에서 남은 장면

이번 경기를 보며 지난해 유진투자증권 서울오픈 챌린저 현장이 떠올랐다. ATP 챌린저 투어 대회였던 그 무대에서 직접 지켜본 저우이도 공격적인 선수였다. 기회가 오면 과감하게 승부를 거는 플레이가 기억에 남았다.


저우이는 당시 준결승까지 올라 콜맨 웡과 맞붙었다. 첫 세트를 타이브레이크로 내준 뒤 두 번째 세트를 가져왔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밀리며 6-7(2), 6-4, 2-6으로 패했다.


경기 뒤 저우이는 눈물을 흘렸다. 현장에서 본 그 장면은 플레이와 함께 오래 기억에 남았다. 눈물이 무엇을 뜻했는지 선수의 설명 없이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과감하게 공격하던 선수와 패배 뒤 감정을 드러낸 선수의 모습이 같은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약 1년 뒤 상하이에서 다시 본 저우이에게는 익숙한 공격성이 있었다. 여기에 중요한 순간을 풀어가는 노련함이 더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서울에서의 패배와 상하이에서의 승리를 나란히 놓아서만 생긴 느낌은 아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세트포인트 위기를 넘겼고, 마지막 타이브레이크에서 자신의 공격을 결과로 연결했다.


서울에서의 눈물을 미숙함의 증거로 삼을 필요는 없다. 그 기억은 한 선수를 다시 보게 하는 연결점이다. 이번에 눈여겨볼 변화는 접전의 마지막 구간에서 보여준 플레이에 있다.


이미 보여준 가능성, 첫 마스터스 3회전으로 이어지다

저우이가 투어 선수에게 경쟁력을 보여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오픈에 앞선 2025년 9월 청두 대회에서도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당시 세계 34위 캐머런 노리를 꺾었다. 그 경기에서는 매치포인트를 한 차례 막아낸 뒤 승리했다.


이번 상하이의 의미는 그 가능성을 마스터스 첫 3회전 진출로 이어갔다는 데 있다. 자신의 서브를 지키며 기회를 기다렸고, 두 차례 타이브레이크에서 승부를 완성했다.


다음 상대는 2023년 상하이 챔피언 후베르트 후르카치다. 후르카치는 이번 대회 2회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를 꺾었다. 저우이에게 또 한 번의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서울오픈에서 저우이를 지켜봤던 팬에게 이번 승리는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기억 속의 과감함은 여전했고, 이번에는 팽팽한 승부를 마무리하는 모습까지 남았다. 상하이에서 보여준 승부처의 집중력이 다음 경기에서도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