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여자 테니스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알렉산드라 이알라가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불과 21세의 나이에 세계랭킹 20위권에 진입한 이알라는 이미 여러 차례 정상급 선수들을 꺾으며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했다. 이제 그에게 붙는 ‘차세대 스타’라는 수식어만으로는 현재의 위치를 설명하기 부족하다.


필리핀을 넘어 세계 20위권으로

알렉산드라 이알라는 현재 세계 여자 테니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2026년 9월 7일 기준 WTA 단식 세계랭킹은 18위로,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 있다.


이알라의 성장세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랭킹 숫자에 있지 않다. 2025년 마이애미 오픈에서 세계적인 강호들을 연이어 꺾으며 WTA 1000 대회 준결승에 진출했고, 2026년에는 자신의 첫 WTA 투어 단식 우승까지 만들어냈다.


특히 마이애미에서는 당시 세계 5위 매디슨 키스와 세계 2위 이가 시비옹테크를 연이어 꺾었다. 이를 통해 필리핀 선수 최초의 WTA 1000 준결승 진출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이알라가 필리핀 테니스 역사에서 갖는 의미도 남다르다. 그는 필리핀 여자 선수 최초로 세계랭킹 100위 안에 진입하며 자국 테니스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강점은 공격적인 베이스라인 테니스

이알라의 테니스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는 ‘공격성’이다. 왼손잡이인 이알라는 강력한 포핸드를 중심으로 베이스라인에서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한다. 단순히 코트 뒤에서 랠리를 길게 가져가기보다 기회가 생기면 코트 안으로 들어가 상대의 시간을 빼앗는 스타일이다.


특히 리턴 게임에서 적극성이 돋보인다. 상대 서브를 깊숙하게 받아낸 뒤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며 랠리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능력이 강점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서브까지 발전하고 있다. 2026년 들어 서브의 안정성과 위력이 함께 향상되면서 이전보다 경기 전체를 스스로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


이알라의 성장 배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스페인 마요르카의 라파엘 나달 아카데미다. 어린 시절부터 이곳에서 훈련하며 높은 수준의 경쟁 환경을 경험했고, 이러한 경험은 현재 이알라의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됐다.


2026년, 본격적인 도약의 해

2026년은 이알라에게 커리어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 시즌이다. 시즌 초반부터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알라는 6월 버밍엄에서 열린 WTA 125 대회에서 우승하며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이어 베를린에서는 4강에 진출했고, 윔블던에서도 16강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윔블던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3회전에서 당시 세계 3위였던 이가 시비옹테크를 7-6(9), 6-2로 꺾은 것이다. 이미 마이애미에서 시비옹테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데 이어 다시 한 번 같은 선수를 꺾으며 이알라에게 특정 경기에서만 나오는 ‘깜짝 이변’ 이상의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그리고 7월 말 워싱턴에서 자신의 첫 WTA 투어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이알라는 정친원, 레일라 페르난데스, 엘리나 스비톨리나, 나오미 오사카를 차례로 꺾은 뒤 결승에서 당시 세계 3위 제시카 페굴라를 만났다.


첫 세트는 페굴라에게 내줬지만 이알라는 두 번째 세트를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마지막 세트에서는 6-0으로 압도하며 4-6, 6-4, 6-0 역전승을 완성했다. 21세 선수가 WTA 500 대회 결승에서 세계 3위 선수를 상대로 만들어낸 첫 투어 타이틀이었다.


US오픈에서도 성장 확인

이알라의 상승세는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에서도 이어졌다. 2026 US오픈에서 이알라는 1·2회전을 통과하며 3회전에 진출했다. 3회전에서는 이바 조비치와 약 3시간에 걸친 접전을 펼쳤지만 5-7, 6-3, 5-7로 패하며 대회를 마쳤다.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랜드슬램 무대에서 꾸준히 승리를 쌓아가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현재 이알라는 단순히 ‘필리핀 테니스의 기대주’라는 범주를 넘어섰다. 세계랭킹 18위, WTA 500 우승, 그랜드슬램 16강, WTA 1000 준결승이라는 기록은 이미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음 목표는 어디까지인가

그렇다면 이알라는 앞으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아직 21세라는 나이를 고려하면 성장할 시간은 충분하다. 특히 강한 선수들을 상대로 자신의 공격적인 테니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실제로 이알라는 시비옹테크, 오사카, 페굴라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로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는 단순히 랭킹이 높은 선수가 아니라 상위권 선수들과 맞붙었을 때도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라는 의미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긴 시즌 동안 서브와 경기력의 기복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그리고 클레이코트에서 자신의 공격적인 스타일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가 향후 랭킹 상승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현재의 성장 속도라면 ‘Top 10’은 더 이상 막연한 목표가 아니다. 알렉산드라 이알라는 이미 세계 20위권에 도달했다. 그리고 정상급 선수들을 꺾을 수 있다는 사실도 여러 차례 증명했다. 이제 남은 것은 한 단계 더 올라가는 일이다. 필리핀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21세의 왼손잡이 선수. 알렉산드라 이알라의 다음 목표는 세계 10위권, 그리고 그보다 더 높은 곳일 가능성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