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18일부터 이틀간 서울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열리는 2026 데이비스컵 2차 최종본선진출전에서 한국과 인도가 만난다. 승자는 11월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리는 데이비스컵 파이널 8에 진출한다.


한국 남자 테니스가 데이비스컵 파이널 8 무대를 밟은 적은 아직 한 번도 없다. 이번 인도전에서 승리한다면 한국 테니스는 처음으로 세계 8개국이 겨루는 시즌 최종 무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무대도 특별하다. 데이비스컵이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열리는 것은 2016년 뉴질랜드전 이후 10년 만이다. 긴 시간 동안 한국 테니스가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이번 대결은 과거와 현재가 한 코트에서 만나는 무대이기도 하다.


출발점은 2월의 극적인 승리였다

한국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도 쉽지 않았다. 한국은 지난 2월 부산 기장에서 열린 2026 데이비스컵 1차 최종본선진출전에서 아르헨티나를 3-2로 꺾었다. 아르헨티나는 2016년 데이비스컵 우승을 차지했던 강팀이다. 5경기 중 3경기를 먼저 가져가야 하는 국가대항전에서 한국은 마지막까지 승부를 이어간 끝에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그 결과 한국은 9월 열리는 2차 최종본선진출전에 진출했다. 이제 한 번만 더 승리하면 된다. 그리고 그 마지막 상대가 인도다. 흥미로운 것은 인도 역시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는 점이다. 인도는 1차 최종본선진출전에서 네덜란드를 3-2로 제압했다. 당시 세계랭킹 33위였던 인도가 6위 네덜란드를 상대로 거둔 승리였다. 특히 닥시네스와르 수레시는 두 차례 단식에서 승리했고, 유키 밤브리와 함께 복식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인도의 승리를 이끌었다. 결국 서울에 도착한 두 팀은 모두 첫 번째 관문에서 강호를 넘어선 팀이다.


한국이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역사

한국의 목표는 명확하다. 사상 첫 데이비스컵 Final 8 진출. 현재 데이비스컵은 2차 최종본선진출전 승리 팀들이 11월 볼로냐에서 열리는 Final 8에 합류하는 구조다. 2026년 Final 8은 11월 24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며, 2차 최종본선진출전에서 승리한 7개국과 개최국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이탈리아가 최종 우승을 다툰다.


한국은 이미 2022년과 2023년에 데이비스컵 16강에 해당하는 파이널스 무대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현재의 최종 8강 무대까지 올라간 적은 없다. 이번 인도전은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기회다. 한국 대표팀은 정종삼 감독이 이끌며 권순우, 정현, 홍성찬, 남지성, 박의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상무에서 전역한 홍성찬은 약 2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특히 권순우는 한국의 단식 전력을 책임질 핵심 선수다. 권순우는 한때 세계랭킹 52위까지 올랐던 한국 남자 테니스의 대표적인 투어 선수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가장 높은 단식 랭킹을 보유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정현의 복귀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때 세계랭킹 19위까지 올랐고 2018년 호주오픈 4강에 진출했던 정현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다시 데이비스컵 무대에 선다.


인도 역시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한국이 역사에 도전한다면 인도 역시 자신들의 오랜 기다림을 끝내려 한다. 인도는 데이비스컵 역사에서 세 차례 결승에 진출했다. 1966년, 1974년, 1987년이다. 하지만 세 번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특히 인도 테니스의 전설적인 선수들이 데이비스컵 무대에서 남긴 발자취는 현재 대표팀에도 이어지고 있다.


라만나탄 크리슈난, 비제이 암리트라지, 레안더 파에스, 마헤시 부파티, 로한 보파나 등은 인도 테니스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이름들이다. 그중 레안더 파에스는 인도의 데이비스컵 최다 승리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총 58번의 대결에서 93승을 기록했고, 복식에서는 마헤시 부파티와 함께 25승 2패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현재의 인도는 아직 현행 대회 체제에서 Final 8에 진출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서울 원정은 인도에게도 단순한 2차전이 아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인도 테니스가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 수 있는 기회다.


숫자로 보면 더욱 팽팽하다

한국과 인도의 데이비스컵 상대 전적은 한국이 6승 5패로 근소하게 앞선다. 최근 맞대결은 2016년이었다. 당시 인도가 홈에서 한국을 4-1로 꺾었다. 무려 10년 만에 다시 만나는 두 팀이다. 현재 데이비스컵 국가 순위에서도 한국이 16위, 인도가 19위로 큰 차이가 없다. 랭킹만으로 어느 한쪽의 우위를 예상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욱이 이번 경기는 일반적인 투어 대회와 다르다. 첫날 두 차례 단식이 열리고, 둘째 날 복식 한 경기와 단식 두 경기가 이어진다. 총 5경기 가운데 먼저 3승을 거두는 팀이 승리한다. 따라서 첫날의 결과가 둘째 날 경기 구성과 심리적 흐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승부의 열쇠가 될 복식

이번 대결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복식이다. 인도는 유키 밤브리와 N. 스리람 발라지를 복식 카드로 보유하고 있다. 발표된 명단 기준으로 밤브리는 복식 세계랭킹 31위, 발라지는 57위에 올라 있다.


한국 역시 남지성과 박의성이라는 복식 자원을 갖고 있다. 남지성은 복식 세계랭킹 119위, 박의성은 334위로 이름을 올렸다. 데이비스컵에서는 복식 한 경기가 단순히 ‘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첫날 1승 1패로 팽팽하게 끝난다면 둘째 날 복식은 사실상 승부의 흐름을 결정할 수 있다. 반대로 한 팀이 첫날 두 단식을 모두 가져간다면 복식에서 승리하는 순간 전체 대결을 끝낼 수도 있다. 즉, 서울에서 펼쳐질 다섯 경기에는 각각 다른 의미가 있다.


9월 18일, 한국 테니스의 새로운 페이지가 열린다

첫날 경기는 9월 18일 오후 2시부터 단식 두 경기로 시작한다. 둘째 날인 19일에는 정오부터 복식과 단식 두 경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먼저 세 경기를 가져가는 팀이 승자가 된다. 한국에게 이번 인도전은 단순히 다음 라운드로 가기 위한 경기가 아니다. 한국 남자 테니스가 지금까지 한 번도 밟지 못했던 곳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인도에게도 마찬가지다. 1966년부터 이어진 세 차례의 결승 진출 역사와 새로운 시대의 Final 8 도전이 서울에서 만난다. 10년 만에 데이비스컵이 돌아오는 올림픽공원 센터코트. 한쪽에는 ‘사상 첫 Final 8’이라는 목표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오랜 시간 이어진 인도 테니스의 기다림이 있다.


결국 9월 18일 서울에서 시작되는 것은 다섯 번의 테니스 경기가 아니다. 두 나라가 각자의 역사를 걸고 벌이는, 단 두 걸음짜리 승부다. 그리고 그 두 걸음 끝에 먼저 도착한 팀만이 11월 볼로냐에서 세계 8개국이 겨루는 무대에 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