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의 2026 US오픈 타이틀 방어는 8강에서 멈췄다. 그러나 4개월 반의 오른손목 부상 공백을 딛고 돌아온 그는 패배 속에서도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하는 회복력과 경쟁력을 증명했다.


알카라스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단식 8강에서 벤 셸턴(미국)에게 6-7(5), 6-1, 6-3, 1-6, 7-6(10-7)으로 패했다. 승부는 4시간 28분 동안 이어졌고, 경기는 현지시간 오전 3시 33분에 끝나 US오픈 역사상 가장 늦게 마무리된 경기로 남았다.


디펜딩 챔피언 알카라스는 첫 세트 타이브레이크를 따내며 출발했다. 하지만 셸턴의 강력한 왼손 서브와 공격적인 리턴에 흐름을 내주며 2, 3세트를 잃었다. 4세트에서 다시 주도권을 되찾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마지막 세트 슈퍼 타이브레이크에서 셸턴의 서브를 넘지 못했다.


패배보다 더 주목할 대목은 알카라스의 복귀 과정이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른손목 부상으로 약 4개월 반 동안 실전을 떠나 있었다. 그럼에도 4회전에서 토미 폴을 6-4, 6-3, 6-4로 완파하며 8강까지 올랐고, 메이저 대회 연승 행진도 18경기까지 이어갔다. 긴 공백 뒤 치른 첫 그랜드슬램에서 최종 8강에 오른 것은 그의 저력을 보여주는 결과다.


알카라스는 경기 후 셸턴을 두고 “강력한 선수이며, 모든 상황을 정말 잘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 상대의 서브가 큰 무기가 됐다고 인정했다. 그는 체력적으로 힘든 구간이 있었음에도 끝까지 반격한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건강한 상태로 코트를 떠난다. 그것이 내가 필요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패배는 알카라스에게 뼈아프다. 뉴욕에서의 우승을 지키지 못했고, 시즌 막판 랭킹 경쟁에서도 부담이 커졌다. 다만 공백기 직후의 그가 보여준 경기력은 분명한 긍정 신호다. 알카라스는 정상에서 내려온 선수가 아니라, 완전한 컨디션을 되찾는 과정에 있는 챔피언으로 이번 US오픈을 마쳤다.